이처럼 통합 KB증권의 투톱 체제 출범은 각 사장들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부문별로 경영을 맡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전 사장은 투자은행(IB)과 홀세일 부문을 총괄하고, 윤 사장은 자산관리(WM) 세일즈앤드트레이딩 경영관리 등 부문을 전담한다. 각자대표 체제는 각 대표가 맡은 사업 부문에서 경영과 관련된 사안을 결정할 때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전 사장은 KB투자증권에서 IB총괄 부사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미래에셋대우(옛 KDB대우증권)에서도 IB 부문 대표직을 수행해 IB 부문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윤 사장은 신한금융투자에서 트레이딩그룹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투자업의 주요 업무를 두루 경험해 균형 있는 시각과 리더십을 보유했다는 게 후추위의 설명이다.
KB금융지주가 현재 각 증권사의 수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한 바탕에는 자기자본이 4조원에 달하는 대형 조직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임직원은 각각 2300명, 600명 수준으로 통합 시 임직원이 3000명에 달하는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난다. 당초 업계에서는 금융투자업계 경험이 풍부한 외부 인사가 영입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통합 초기인 만큼 원활한 통합 작업을 위해 각자대표 체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WM과 기업투자금융(CIB) 등 그룹 시너지 효과에 대한 전략 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해야 하는 상황과 합병 이후 통합 작업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두 대표는 최소 1년 이상 통합 KB증권을 이끌면서 자기자본 기준 국내 3위 대형 증권사의 도약을 위한 기틀을 짜게 될 전망이다. KB금융그룹은 합병 전부터 KB국민은행과 현대증권을 결합한 복합점포를 전국에 5곳 이상 신설하며 영업 시너지 효과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까지 오리무중이었던 대표이사 인선까지 마무리되면서 통합 KB증권의 출범 작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합병 작업이
한편 현대증권은 지난달 KB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으로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이날 상장폐지됐다. 아울러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현대증권이 KB투자증권을 흡수합병하는 안건도 승인했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