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호가가 단숨에 5000만원이나 내렸어요." 1일 오전 서울 인근 최고 신도시로 각광받아온 위례신도시 장지동 일대에서 만난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한숨부터 쉬었다.
위례신도시 한복판에서 서울 강남 신사역까지 30분 내에 연결해준다던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이 삼성물산 철수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례 일대 부동산 매매가 꽁꽁 얼어붙었다.
정부가 3일 부동산안정대책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 문의는 거의 끊긴 상황이었는데 주거가치를 결정하는 교통망 구축이 지연되는 악재가 겹치면서 충격이 배가됐다.
2014년 말 당시 3.3㎡당 평균 1845만원에 분양된 위례중앙푸르지오는 위례신사선과 트램이 단지 바로 앞을 지난다는 호재 덕분에 평균 청약경쟁률이 31.8대1에 달했다. 이후 최고 2억원까지 붙었던 분양권 웃돈은 최근 잇단 악재로 호가가 1000만~5000만원 정도 내렸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전용면적 84.73㎡형의 매도호가가 8억1000만~8억9000만원을 오가지만 최근 실제 거래가격은 7억원 후반대"라고 귀띔했다. 위례신도시의 이 같은 모습은 '11·3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둔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를 대변한다.
내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역대급 공급물량이 예정된 상태에서 정부의 구두 개입이 시작되자 아파트 매매시장이 스스로 몸을 움츠리는 분위기다. 게다가 보금자리론 사실상 중단 등 대출 규제와 함께 교통망 구축 등 생활편의시설 구축이 계속 늦어지면서 수도권 2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 스스로 위축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분기 건축 인허가 면적은 4323만㎡로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했다. 주거용 인허가는 35.5%나 급감했다. 주거용을 지역별로 구분하면 수도권이 51.7%의 감소세를 보였다. 내년 이후 2~3년간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인허가 면적이 줄었다는 것은 시장이 과열을 인지하고 자정작용에 돌입했다는 신호"라며 "다른 한편에선 그나마 경기 버팀목 역할을 해온 건설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정순우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