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중국 현지 자문사를 설립해 중국 자산운용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운용사들이 슈퍼리치와 중산층이 급증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자산운용시장에 발을 디디고 있는 것이다.
1일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100% 출자 현지 자문사인 '삼성자문북경유한공사' 개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중국 진출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에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네 번째다.
삼성자문북경유한공사는 중국 현지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개발 및 운용 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현지 협력사인 중국 건신기금(CCBP)에 상품 출시에 관한 자문을 비롯해 운용 노하우까지 지원한다. 건신기금은 자산 규모 기준 세계 2위인 중국 건설은행의 자회사로 관리자산 기준(약 260조원) 중국 1위 자산운용사다.
삼성자산운용은 2014년 중순 본부장급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중국의 주요 자산운용사들과 접촉을 시작했다. 2015년 초 ETF 사업에 높은 관심이 있던 건신기금과 연결되면서 1년여 간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전략적 제휴를 맺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굵직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중국에 직접 날아가 협상을 진두지휘했고 전담 본부장과 해외ETF전략팀 팀원들은 6개월씩 현지에 체류하며 이를 지원했다. 구 대표는 "중국 ETF시장 규모는 2020년 18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당국이 외국 자본 단독법인의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을 허용하는 등 점차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여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중국 진출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가 수년간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인 데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처를 다변화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