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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엘리엇 측의 공개서한을 받아든 삼성전자는 '주주의 제안'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면서 삼성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삼성 측의 예상치 못한 전력 투구와 '애국심 마케팅'에 밀려 표 대결에서 참패했다.
그런 엘리엇이 이달 초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특별배당 등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삼성과의 '2라운드'에 뛰어들었지만 작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싱어는 "삼성전자는 대단한 플랫폼이며 엄청난 가치를 갖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것은 제품 결함과는 상관없다"며 "갤럭시노트7 사태는 삼성전자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흔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긍정적인 변화는 주주들에게 보상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삼성을 윽박지르기보다는 살살 달래는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셈이다.
엘리엇은 지난 12일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를 공개적으로 표현했다. 엘리엇은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브랜드라는 위상을 유지하길 바라고 최근의 위기가 삼성전자의 운영 방식과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싱어는 이날 "엘리엇이 단기에 치고 빠지는 투자자라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항변했다. 그는 다른 투자자들이 평균 1년6개월 정도 주식을 보유하는 데 비해 엘리엇은 통상 2년간 보유한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를 단행하기에 앞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하며 투자는 아주 신중히 이뤄진다는 말
월가 금융회사 관계자는 "폴 싱어는 본인을 '머니 매니저'라고 부를 만큼 수익률 극대화에 집착하는 인물"이라며 "작년 삼성물산 공격 때와 달리 삼성전자 공략 전술을 바꿔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환심을 사고 지지 세력을 넓히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