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한진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년 만기 회사채 350억원 발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희망 금리밴드는 민간 채권평가사 네 곳이 산정한 한진 회사채 수익률 평균 대비 0.00~0.20%포인트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침체된 회사채 시장과 한진그룹에 대한 리스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는 한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정은 한진해운 자회사 및 자산 인수 등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와 자회사인 한진해운신항만의 실적 저하 가능성으로 인한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 행사 위험 등을 감안한 결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 BBB+는 10개 회사채 투자등급 가운데 여덟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비우량 채권으로 분류된다.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한진이 회사채 발행을 강행한 이유는 유동성 확보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7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900억원이며, 내년 3월에는 4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실제로 한진은 이번 발행대금 전액을 회사채 상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며, 부족분은 자체 보유 자금과 한도대출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침체된 회사채 시장에서 한진이 회사채 발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풀무원, 휴비스, 현대로템 등 A급 회사채들이 잇달아 수요예측에서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또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지난 17일 1년 만기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A급 회사채들마저 수요예측에서 미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진그룹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비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의 수요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