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이] "이달 초 서울시가 기습적으로 압구정 아파트 지구를 지구단위구역으로 일방적으로 지정 발표했을 때 가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압구정 주민 여러분이 28일까지 서울시에 의견을 전달해달라."
24일 저녁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격려사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교회에 모인 300여 명의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주민들이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구현대 입주자대표회의와 재건축 추진 단체인 '올바른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이하 올바른추진위)'에서 주최한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안에 대한 문제 및 대응방안 설명회'에서였다.
↑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매경DB |
올바른추진위의 전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병담 전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서울시에 대해 아래와 같은 7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압구정 구현대 입주자대표회의 7대 요구사항
1. 계획상 구현대 1·2단지 가운데에 배치한 공원 위치를 동호대로변으로 옮길 것
2. 압구정초등학교 위치를 옮기지 말 것
3. 기부채납 최소화하고 주민 협의해 조정할 것
4.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규제하지 말고 45층으로 할 것
5. 준주거지역 종상향 규모를 현재 계획 2만6000여 ㎡에서 1만여 ㎡로 줄일 것
6. 단지를 양분하는 폭 25m 중앙도로를 없애고 폭18m 순환형 도로를 도입할 것
7. 압구정로변에 지상 5층 근린생활시설 계획을 주상복합으로 대체할 것
서울시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이병담 전 교수의 비판은 '현재 압구정 주민들이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가장 특이한 점은 상업시설 등을 지을 수 있는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는 면적을 현재 계획 2만6000여 ㎡에서 1만여 ㎡로 축소하라는 요구다. 사업성을 고려하면 준주거지역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이득이다. 이 전 교수는 "준주거지역에 상업시설이 대규모로 들어서면 주거환경을 악화시키고 교통체증이 유발된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건 주거환경 개선이지 상업구역을 확장해서 새로운 도시 거점 만들려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 계획상 한강변에 위치한 역사문화공원도 단지의 서쪽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는데 "압구정 주민들에게 필요한 공원이 아니다"는 게 이유다. 그는 "공원을 논현로 쪽으로 옮기는 게 한강에 접근하는 녹지 마련 차원에서도 적정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계획상의 단지 내 폭 25m 도로에 대해서는 "단지를 양분하고 교통체증을 유발하므로 폭 18m 순환형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층수 제한에 대해서는 비판 강도를 높였다. 재건축 용적률 280%를 가지고 현재 최고층수에 맞게 지으려면 42개 동을 지어야 하지만, 층수를 45층 이상으로 높이면 30여 개 동으로 줄어 단지가 쾌적해진다는 주장이다.
이 전 교수는 주민들에게 "공람기간이 끝나는 28일 이후 15일은 주민 의견서를 제시해서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내용을 중지·변경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구현대의 한 주민은 "압구정 재건축을 아파트 가격을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하면 잘못된 거다. 우리는 재건축을 재산 증식 수단이 아니라 우리가 살기 좋은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80동에 산다는 또 다른 주민은 "아직 재건축 준비위가 다수라서 어디 말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주민들이 단결해서 서울시에 우리 의견을 제출해야 하는 만큼 확실한 구심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현대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