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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직전 거래일 대비 13만5000원(8.04%) 하락한 15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정밀한 조사와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 조정 중에 있다"고 답변한 전날만 해도 하락폭이 1.52%에 불과했으나 이날 갤럭시노트7 교환품 판매·교환을 잠정 중단했다고 공식 인정하면서 주가는 160만원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에 8% 이상 급락한 것은 2008년 10월 24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3.8% 하락한 이후 8년 만이다.
외국인의 투매가 삼성전자 급락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 무려 3157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36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이 중 94%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셈이다. 이 여파로 코스피는 전날보다 24.89포인트(1.21%) 하락한 2031.93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국내 기관은 1957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서 갤럭시노트7 단종의 심각성에 대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를 뜻하는 '금융투자'가 전날에 이어 대규모(2000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섰고 연기금도 101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 급락은 리콜 및 교환에 따른 손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삼성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1차 리콜 이후 신제품을 교환하는 선에서 일단락되는 경우만 가정해 3분기 실적에 1조원 안팎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들이 지난달 1차 리콜 사태 때만 해도 삼성전자가 신속하게 잘 대응했다며 삼성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교체된 배터리마저 폭발 또는 발화되자 더 이상 갤럭시노트7을 생산해선 안 된다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한 것은 결국 삼성전자가 발화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의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1차 리콜 이후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것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고 교환 제품에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며 "이번 사태로 향후 다른 스마트폰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적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이 단종 위기에 몰리자 삼성전자에 갤럭시노트7 관련 부품을 납품해온 중소형주 낙폭도 작지 않았다. 터치스크린을 제조하는 파트론(-3.48%)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해성옵틱스(-2.19%) 등이 2% 넘게 내렸다.
반면 LG전자는 전날 5.17%에 이어 이날도 5.11% 급등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MC사업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LG전자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제품이 삼성전자 제품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쟁사 애플도 수혜가 예상된다. 유럽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배터리 불량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애플이 얻는 반사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이제는 삼성 브랜드 자체가 타격을 받은 만큼 애플이 수혜를 입
물론 삼성전자 주가가 곧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노무라증권은 "갤럭시노트7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은 맞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전망이 워낙 좋다"며 "현재 목표주가 200만원을 당분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