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감자 추진 방향을 묻는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 질문에 "대주주는 대주주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고, 일반 소액주주도 미세하지만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감자 방침을 밝히는 한편 소액주주 지분도 감자 대상에 포함시켜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업은행과 정부 등 대주주의 비중 있는 감자 참여는 당연하고, 이 회장의 국감 발언대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소액주주 참여 역시 불가피하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책임이 대우조선해양 전·현직 경영진과 산업은행, 정부 등 대주주에 있는 만큼 감자 대상에 포함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는 진단이다.
금융위와 산업은행은 기획재정부, 수출입은행 등과 협의한 후 12월 주주총회에서 기존 주주 감자와 산업은행 유상증자, 산업은행·수출입은행 출자전환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최대 여신은행인 수출입은행 출자전환까지 동원하는 등 대우조선해양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 앙골라 소낭골 드릴십 인도 지연으로 인도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수주 가뭄이 지속돼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말까지 대우조선해양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려면 전방위적인 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상태다.
이 회장은 이날 국감에서 소낭골 드릴십 인도 지연에 따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군함) 선수금환급보증(RG)을 재조정해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을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건조 대금 전체에 대해 선수금 지급과 RG 발급이 이뤄지는 상선과 달리 군함은 공정 단계별로 이 과정을 쪼개는 편이다. 이 시점을 앞당겨 선수금과 RG 발급을 미리 받아 5000억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국감 현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박용범 기자 / 정석우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