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의기투합.’
박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그룹이 서 회장의 셀트리온 계열 화장품 사업에 수백억원을 투자키로 해 두 회장의 의기투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장 모두 월급쟁이에서 대기업 총수로 변신한 자수성가형 오너들이어서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달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토종 투자전문회사 IMM인베스트먼트 및 개인 거액자산가들과 함께 바이오기업 셀트리온 계열 화장품 유통사 셀트리온지에스씨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셀트리온지에스씨가 이날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PI)계정으로 200억원을 조달하고 IMM인베스트먼트가 운용중인 사모펀드(PEF)에서 600억원을 각각 마련했다. 여기에 개인 자산가들도 200억원 규모로 투자에 참여했다.
셀트리온지에스씨는 서 회장이 지분 71%를 보유한 비상장 기업이다. 지난 2000년 의약품 도소매 사업 목적으로 설립됐다.
셀트리온지에스씨는 미래에셋 등에서 유치한 자금 1000억원을 고스란히 100% 자회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의 화장품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입할 예정이다. 화장품 전문회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지에스씨가 지난 2013년 286억원에 인수한 한스킨이 이름을 바꾼 회사다.
‘두 회장의 의기투합’으로 이뤄진 이번 결정은 두 회사의 향후 비전과 일치한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스킨큐어를 세계적인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합성어) 전문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서 회장은 최근 한 강연회에서 “화장품 사업에 1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며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인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이번 투자도 박 회장이 평소 주창해온 ‘바이오·헬스케어 등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 분야 벤처기업에 향후 10년간 매년 1조원씩 10조원을 쏟아 붓겠다’는그룹의 미래투자 비전과 일맥상통한다. 박 회장은 지난 4월 합병을 앞둔 미래에셋대우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앞으로 미래에셋대우의 투자 방향성은 바이오·헬스케어 등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사업에 씨앗을 뿌려주는 것이 미래에셋대우의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도 그렇고 고객들에게도 많은 일을 해주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리서치센터 소속 바이오·제약 애널리스트들을 신성장산업투자 TF(테스크포스)팀으로 재배치하는 등 본격적인 투자처 물색을 해왔다. 그룹 전반의 벤처투자와 관련한 작업을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업계 안팎에선 미래에셋대우 고유계정(PI) 자금으로 진행된 이번 투자건도 신성장산업투자 TF가 의사 결정 과정에 일정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지부진한 셀트리온의 화장품 사업이 미래에셋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조기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작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난달 23일 셀트리온지에스씨는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하겠는 내용을 공시했다. 합병 후 상호는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바뀌게 된다.
셀트리온지에스씨는 사업내용이 미미해 지난해 매출액 없이 순손실만 20억원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9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를 셀트리온스킨케어와 합쳐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향후 화장품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업초기인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실적도 아직 부진한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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