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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 만에 산유량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29일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한 딜러가 코스피가 2068.72로 장을 마감하자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훈 기자] |
2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5.66포인트(0.76%) 오른 2068.72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6일 세웠던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2066.53)를 3주 만에 넘어섰다.
외국인투자자가 184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기록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직후인 지난 22일 126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5거래일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국내 기관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7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28일 OPEC가 원유 생산량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61%) 등 주요 지수가 에너지주 급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DAX30(0.74%), 영국 FTSE100(0.61%), 일본 닛케이225(1.39%) 등 세계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지 못했는데 하반기에는 OPEC가 원하는 60달러 선으로 올라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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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사 처지에서 유가가 상승하면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난다"며 "원유를 싸게 도입해서 제품을 나중에 비싸게 팔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무관한 삼성SDS(9%), 네이버(1.47%), KT&G(2.43%) 등 대형주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오름에 따라 신흥국 주식 등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부진에도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제4차 자사주 매입 등 추가적인 주주친화정책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2.11% 상승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 전 세계 증시 상승을 가로막았던 요인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당선 가능성, 그리고 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증산 경쟁이었다"며 "9월 FOMC가 금리를 동결했고, 미국 대선후보 1차 TV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우세를 점한 데 이어 그동안 가격 결정 기능을 상실했던 OPEC가 기존 위상을 회복했기 때문에 당분간 세계 증시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OPEC의 감축 합의 효과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용환진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