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상반된 주가 흐름이 가장 여실히 드러난 것은 지난 23일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2.9% 하락했지만 현대차는 반대로 2.9% 상승했다. 현대차가 이 정도 오를 만한 특별한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120만원대에서 160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연기금이 삼성전자 대신 현대차 주식을 담기 시작했다"며 "현재 연기금이 가진 포트폴리오에서 차와 은행 쪽 주식이 비어 있어서 당분간 이들 업종의 비중을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향후 추가로 크게 오르긴 힘들 것으로 보고 코스피 상위 100개 기업 중에서 삼성전자 뒤를 이어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현대차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렸던 자사주 매입이 이날로 모두 종료되면서 향후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자동차 업종 중에서 부품주 주가는 크게 오른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달 들어 주가가 26만500원에서 28만4000원으로 9% 상승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연초부터 이어진 대형주 장세에서 계속 소외됐던 현대차 등 완성차 종목에도 미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에 불과해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한 상황"이라며 "파업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지만 3분기 막바지에 이른 지금 시점의 주가에 이 같은 악재가 이미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 많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해 4분기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생산이 재개될 전망이다. 4분기에는 그랜저, i30 등 신차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연구원은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직전 거래일보다 1500원(1.06%) 하락한 14만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전자는 156만8000원에 장을 마감해 직전 거래일보다 0.19% 하락하는 데 그쳤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