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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코스피 의약품 업종지수는 7.87% 급등하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2.74% 대비 세 배에 달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의약품 업종지수가 전일 대비 2.46% 상승한 9745.31로 마감하며 한 달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금리 동결 직전인 지난 21일까지 두 달간 업종지수가 6.1%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한 셈이다.
지난 2~3개월 동안 조정받던 제약·바이오 관련주가 반등한 데는 지난 20~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 영향이 컸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제약·바이오와 같은 고(高)밸류에이션 종목들로 수급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반대로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제약·바이오가 아니라 안정적인 종목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수급 불균형 문제로 속절없이 추락하던 코스닥시장이 지난주부터 해소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러한 사정이 대부분의 중소형 업체가 코스닥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 제약·바이오 업종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동안 코스닥 주식을 내다 팔던 투신(운용사)과 연기금은 지난주 각각 114억원과 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투신은 무려 16주 만에, 연기금은 5주 만에 코스닥시장에서 주식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부터 9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가치주를 사 모으던 기관이 지난주 갑자기 바이오 등 성장주 쪽으로 선회했다"며 "분기 말마다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윈도드레싱(펀드 수익률이 좋게 보이도록 주요 편입 종목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 효과도 있겠지만 연기금 등 기관의 코스닥 외면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주에 시작한 제약·바이오주의 반등은 26일까지 이어졌다. 일동제약이 직전 거래일보다 6.03% 상승한 2만3750원에 장을 마감했고 JW중외제약(3.42%) 부광약품(2.22%) 종근당(1.89%) 보령제약(1.33%) 등도 동반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선 펩트론(3.32%) 바이오리더스(2.12%) 메디톡스(0.95%) 등 생물공학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23일 외국인들은 제약·바이오 관련 132개 종목을 총 3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도 298억원 규모를 매수해 모처럼 '쌍끌이 매수'에 나섰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동반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면 JW중외제약(63억원)을 비롯해 대웅제약(57억원) 영진약품(57억원) 종근당(5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JW중외제약은 이틀 동안 9.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디오(7.5%) 종근당(5.5%) 영진약품(5.2%) 등도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0.88%)을 훨씬 웃돌았다.
제약·바이오 관련주는 하반기 실적 전망도 좋은 편이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주요 제약사들의 경우 판매관리비용 증가세가 둔화되면
다만 이번 제약·바이오 관련주의 반등이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여전히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3분기와 4분기는 대형주 중심의 유동성 장세를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환진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