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갤럭시노트7 스마트폰 사용 중단 권고로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HSBC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처음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치를 최대 3조원가량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는 낮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수준 자체가 높지 않은 데다 반도체 등 다른 사업 부문의 지배력이 공고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선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고질적인 기업 눈치 보기 때문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HSBC는 13일 공개한 삼성전자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의 갤럭시노트7 사용 중단 조치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3% 내리고, 목표주가도 200만원에서 195만원으로 2.5%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조정 폭이 크지 않은 데 대해 HSBC는 "이번 사건은 갤럭시노트7 제품에 국한된 일시적인 것이고,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성장성에는 큰 충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프린터사업 부문 매각과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각각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과 책임경영의 의지 표현"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애초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던 골드만삭스는 갤럭시노트7 사태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를 155만원으로 유지했다.
국내에서는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아직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낮춘 증권사가 없다. 최근 이틀간 삼성전자 보고서를 낸 국내 증권사는 6곳인데 모두 기존 목표주가 170만~200만원을 유지했다. 자체 리콜 발표 때까지만 해도 최대 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손실 전망치가 미
국 정부의 사용 중지 권고 이후 1조~3조원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지 않는 이유는 리콜 사태가 일회성 이슈에 그칠 것이란 예상과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나머지 핵심 사업부의 높은 경쟁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최재원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