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카자흐스탄 발하슈 지역에 짓고 있던 2조8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공사 계약을 결국 해지했다. 1일 두 회사는 공시를 통해 "2014년 12월 계약을 맺은 1320메가와트(㎿) 규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계약을 발주처의 자금 조달 지연에 따라 해지한다"고 밝혔다. 작년 9월 이후 공사는 중단된 상태였다.
이번 공사는 2009년 3월 카자흐스탄 정부가 발주한 발전소 공사에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참여키로 하면서 시작됐다. 발하슈 발전소 건설은 카자흐스탄 정부의 첫 민자 발전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했다.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에서 북서쪽으로 약 370㎞ 떨어진 발하슈 호수 인근에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완공되면 한전이 20년간 운영할 계획이었다.
사업 진행을 위해 삼성물산의 상사부문과 카자흐스탄 국영 에너지회사인 삼룩에너지가 합작사인 BTPP를 설립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BTPP의 지분 50%와 1주를 갖고 있다. 이후 공사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에서 맡아 진행해왔으나 금융 조달 등이 원활하지 않자 작년 9월 공사가 중단됐다.
금융 조달을 위해서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지급보증이 필요했으나 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공사 진행과 관련해 양측 간 논의가 있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물산 측은 "글로벌 저성장과 저유가 등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되며 카자흐스탄 정부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사업지원 승인 프로세스가 지연돼 계약을 해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상사부문의 투자에 대해서는 풋옵션(매각할 권리)을 행사했으며 투자금 1억9300만달러를 회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달 31일 풋옵션 기한이
삼성물산은 지난해 합병 과정에서 이뤄진 공정가치 평가를 통해 발하슈 발전소 사업에 대한 충당금으로 1500억원을 쌓아놓은 상태다.
[정욱 기자 / 강영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