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 1408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이후 29~31일 3거래일 연속으로 이어진 순매수 행진을 끝내고 4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93포인트(0.09%) 하락한 2032.72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신흥국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한국시간 오후 4시 기준으로 대만 자취엔(-0.74%), 중국 상하이종합(-0.59%), 말레이시아(-0.34%) 등이 모두 전날보다 하락했다.
전날 밤 미국 고용조사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지난달 미국 내 신규 고용이 17만7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7만5000명을 2000명가량 웃도는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ADP 고용지표를 통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할 고용지표 동향을 미리 파악한다.
지난달 30일 스탠리 피셔 FRB 부의장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경기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고용이 완전고용에 거의 근접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일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호조를 이어간다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했다. 이런 와중에 ADP가 양호한 신규 고용 결과를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미리 신흥국 주식을 내다판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금리 인상 경계감이 주식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증권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이머징마켓 채권과 금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내놨다.
삼성증권은 이날 글로벌 자산배분 보고서를 내고 채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에 '비중 확대'를 추천했던 금에 대해서도 '중립'으로 의견을 낮췄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과 금에 대한 투자를 줄여야 하는 시점이 왔다는 얘기다.
삼성증권은 매월 1일 주식 채권 유동성자산 원자재 등 4개 자산군에 대해 5단계로 나눠 자산배분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채권 중에서도 특히 이머징마켓 채권은 팔고, 미국 채권은 중립, 한국 채권은 사라는 게 삼성증권의 조언이다.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미국 국채보다는 이머징마켓 채권시장에 더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최근 FRB 주변에서는 금리 인상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지표 개선이 확인돼야만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해외투자자들이 꾸준히 미국채를 사들이고 있어 미국 채권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삼성증권의 예측이다.
하지만 이머징마켓은 다르다.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신흥국 채권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밀려들면서 채권이 강세를 보였으나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이러한 유동성 장세는 수그러들고 오히려 자본 유출이 심해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반면 한국시장은 경기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하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이후 '비중 확대'를 권고했던 금 투자에 대해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중립'을 추천했다.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 투자 수익이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한예경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