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주회사 전환 1호 기업인 LG그룹이 지금의 모양세를 갖춘 건 지난 2003년. 당시 LG가 회사를 쪼개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복잡한 지주사 전환 작업을 완수할 수 있었던 데는 법무법인 광장의 역할이 컸다. 지주사의 신주를 대가로 신설 자회사 주식을 취득해 지주사 요건을 갖추는 주식교환 방식의 공개매수는 LG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처음 시도된 방식이다. 광장은 LG그룹의 성공적인 지배구조 전환을 바탕으로 SK그룹과 CJ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도 자문을 제공했고, 이같은 방법은 현재 국내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광장은 최근 샘표식품의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회사 자산 요건을 상향 조정하면서 샘표가 지주사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될 상황에 놓였지만 공정위가 기준 조정에 대한 유예 기간을 두기로 하면서 지주사 전환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광장이 기업 지배구조와 함께 명성을 얻고 있는 분야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다. 적대적 M&A와 같은 경영권 분쟁은 서로의 공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른 어떤 사건보다 사건을 직접 수행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한 분야로 알려져 있다. 광장은 KCC의 현대엘리베이터의 적대적 M&A 시도(2003년)에서 KCC측을 자문했다. 유럽계 투기자본 소버린의 SK그룹 경영권 위협(2005년), 미국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KT&G 공격(2006년) 당시에는 한국기업 편에 서서 경영권 방어를 도왔다.
광장은 우호적 M&A에서도 눈에 띄는 족적을 남기고 있다. 삼성그룹의 삼성정밀화학 매각, 한화그룹의 삼성 석유화학 계열사 인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등 굵직한 빅딜뿐만 아니라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매각, 산업은행의 대우증권 매각 등 대형 증권사 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광장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세계 최고 로펌 평가기관인 영국 체임버스앤드파트너스로부터 M&A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아 국내 1위 로펌인 김앤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광장은 M&A팀의 경쟁력이 고도의 전문성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법률 자문사라면 M&A 자문시 위험과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하는데 광장이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80명에 달하는 광장의 M&A팀은 전체가 한 팀으로 구성돼 있으면서 딜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10년 넘게 팀을 이끌고 있는 이규화 대표변호사를 필두로 김상곤 이형근 김현태 문호준 변호사 등이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광장 M&A팀의 김현태 파트너 변호사는 “우리 팀은 M&A 분야 업무를 장기간 수행해 고객으로부터 전문가로 인정 받고 일을 정말 잘하는 팀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공정거래 문제 등 다른 이슈에서도 소홀하지 않도록 팀 간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A 거래에서 로펌의 역할에 대해 김 변호사는 ‘고객을 지키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자문을 받는 고객이 거래 성사에만 몰두하면 자칫 중요한 사안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옆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임무가 중요
[전경운 기자 /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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