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회사채 1조1100억원 가량도 휴짓조각이 될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0일 현재 한진해운이 발행한 회사채(영구채 제외)가운데 남아있는 금액은 총 1조1178억원이다. 공모사채 규모는 4210억원, 사모사채는 6968억원이다.
다만 회사채 투자자 대부분이 개인보다 기관이 보유하고 있고, 기관들도 여러군데 분산돼 있어 시장 전체에 주는 충격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현재 공모사채 가운데 개인이 들고 있는 비중은 약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집계는 나와봐야 알지만 대략적으로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 기관이 보유한 한진해운 회사채 규모는 5억원 정도로 기관이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금융기관의 위험노출액도 1조원 수준이지만 이미 대손충당금으로 먼저 반영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은행에는 손실로 잡히지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행이 금융기관 전체의 리스크로 옮겨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은행권 익스포져는 산업은행이 6757억원으로 가장 많고 KEB하나은행(1248억원)·NH농협은행(867억원)·우리은행(697억원)·국민은행(557억원)·부산은행(82억원) 등으로 총 1조208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은 이미 한진해운 여신을 ‘추정손실’로 분류해 100% 충당금을 쌓았고,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농협은행도 한진해운 여신을 ‘회수의문’으로 분류해 90% 이상 충당금을 적립해 위험을 선반영했다. 다만 KEB하나은행의 경우 한진해운의 자산건전성을 ‘고정’으로 분류해왔으므로 아직 충당금을 쌓지 않은 충당금 800억~900억원을 이번 분기에 반영해야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3분기 중 한진해운에 대한 충당금을 모두 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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