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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삼성증권의 첫 자산배분전략담당 임원으로 영입된 이병열 상무는 자신의 업무를 이렇게 간단히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보험사 자금운용 담당을 10년 넘게 해왔던 이 상무를 영입한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증권가에는 추측이 난무했다. 삼성증권이 증권업계 최초로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얘기부터 고객 자금을 장기적으로 직접 운용할 것이라는 억측마저 나돌았다.
이런 소문에 이 상무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자산배분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는 좋은 자산을 제시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먼저"라며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선진국처럼 투자의 시계(視界)를 넓히도록 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투자할 수 없던 투자처를 발굴해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본인의 미션이라는 얘기다. 삼성증권도 이 상무가 맡고 있는 자산배분전략사업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둘 정도로 무게를 싣고 있다.
사실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아 선진국 투자자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전 세계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구사해왔다.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나 원자재 등 실물자산에도 투자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현금 비중도 조절해서 연 4~6%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이 투자하는 사모펀드나 사모사채, 헤지펀드, 인프라 투자 등은 이미 공모시장에 나오기 전 단계에 모두 이뤄진다. 누구나 투자가 가능한 공모시장에 들어오면 수익률 플러스 알파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사모시장에서 추가 수익을 노리는 것은 이 시장을 잘 아는 자산배분 전문가들에게만 허락됐던 것이다. 이런 프라이빗 마켓 접근이 가능한 게 바로 이 상무였다. 푸르덴셜보험의 자산을 운용하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에서 10년간 아시아 보험 자금을 운용하면서 인프라, 원자재, 헤지펀드 등 대체투자라면 안 해본 게 없다. 그는 "기관 자금만 운용하다 이를 개인 투자에 적용하려니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삼성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