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축제왔는데 사람 많다. 이 사람들 다 멤버스 회원으로 넣고 싶다” “이제 팬클럽은 모두 ‘판클럽’으로 보인다”
입사 2년차 A(28)씨와 동년배의 은행원들로 꾸려진 단체채팅방에서 벌어지는 대화의 일부다.
은행원들이 각사가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는 통합멤버십 회원 할당량을 채우는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통합 멤버십 서비스는 은행이나 카드사 등 동일한 금융그룹 계열사 포인트를 한군데 모아 이를 현금으로 이체해주거나 포인트로 교환가능한 상품을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작년 10월 ‘하나멤버스’를 출시하며 은행권 통합멤버십 회원수 확보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은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해 가장 많은 통합 멤버십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소속 직원들은 올해 목표수치인 가입자 800만을 넘기기 위해 밤낮으로 회원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 영업점 한 관계자는 “한동안 동기들 사이에서 ‘멤버스병’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며 “친구나 지인은 물론 길가다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멤버스 가입을 권해야 할 것 같은 심정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신한금융그룹 역시 하나금융그룹의 뒤를 이어 ‘위비 멤버스’와 ‘판(FAN)클럽’을 각각 선보였다.
우리은행 직원들 역시 위비톡에 이어 지인영업의 부담을 안겨주는 위비 멤버스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톡을 출시했을 때도 소속 지점에서 사실상 지인영업을 강요해 위비톡을 깔아달라고 메시지를 돌리느라 고생스러웠다”며 “크게 타행과의 차별성이 없는 상품을 권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않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 소속직원들 역시 새로 출시한 멤버십 서비스 판촉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직원은 이에 몰입한 나머지 이름과 관련한 일종의 해프닝까지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멤버십을 소개해주면
통합멤버스 출시를 앞둔 KB금융그룹 직원들 역시 영업전쟁에 뛰어들 생각에 만반의 준비를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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