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한공협)이 선거를 앞두고 법정 싸움이 벌어진 가운데 법원이 협회의 조직장 출마 제한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수석부장판사)는 한공협이 지난달 의결한 조직장 선거규정 개정안 일부가 무효라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공협은 지난달 24일 대의원 임시총회를 열어 지회장 후보 자격을 ‘기존 정회원 6개월 이상’에서 ‘정회원 12개월 이상, 기존 직책 역임자’로 강화했다. ▶7월 6일 A26면 보도
협회는 이달 29일 3년마다 치루는 지부장·지부장·분회장 등 조직장 선거를 앞둔 상황이다. 한공협은 “출마자 요건 강화는 회직 경험이 없는 회원이 지회장이 될 경우 생기는 조직 운영 능력 결여, 일부 지역 공인중개사 친목회가 지회를 사조직화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관 변경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은 “대다수 정회원의 피선거권을 박탈한 행위”라고 반발했다.
한공협 회원들이 포함된 전국공인중개사연합회(이하 전공연)는 지난 1일 ‘대의원총회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21일 이와 관련한 한공협의 결의안 효력을 정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한공협은 법원 판결을 받아들여 일부 회원에게 지회장 피선거권을 부여한다는 방침이지만, 선거 일정은 그대로 강행할 예정이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공협 정회원인 허준 전공연 회장은 한공협에 “현 선거과정을 일체 중지하고 정관에 위배된 선거 규정을 기존 규정대로 개정한 후 조직장 선거를 정상적으로 치루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현 상태대로 선거가 감행된다면 한공협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정관 변경과 관련해 한공협의 선거 사무 중지를 요청한 ‘각급조직장 선거절차중단 가처분 신청서’에 대해선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지회장 선거와 관련한 선거 사무 금지를 명할 필요성이
한공협 관계자는 “판결에 선거 과정 중지 명령이 없는만큼 선거는 기존대로 29일 진행할 것”이라면서 “지회장 후보 출마자격 강화는 협회 차원에서 정당하다고 판단한 만큼 법원에 정식 재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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