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5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3단지 주택재건축사업 주택분양보증 신청 건에 대해 심사한 결과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려는 사업자는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HUG 분양보증을 받아야 입주자 모집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분양가를 적정선으로 낮추지 않는 한 분양이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HUG 관계자는 "(개포주공 3단지)고분양가가 타 사업장으로 확산될 경우 보증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어 분양보증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HUG에 따르면 개포주공 3단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4319만원이다. 이는 지난달 기준 강남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3804만원)보다 13% 높고, 3개월 전 분양한 인근의 개포주공 2단지 분양가(3762만원)보다도 14% 높은 수준이다. HUG 관계자는 "HUG는 인근 아파트 분양가 대비 10%를 초과하는 경우 고분양가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UG 결정에 대해 시장에서는 주택시장을 과열로 치닫게 만드는 고분양가를 잡겠다는 국토교통부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분양가를 낮추라'는 압박인 셈인데, 조합 측은 수차례 협의를 통해 분양가를 낮췄는데 보증 승인마저 거부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고분양가·시장 과열을 식히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이미 폐지된 분양가 상한제의 다른 형태로 인위적인 분양가 규제가 시장을 왜곡할 것이란 지적이 맞선 상태다.
현대건설과 개포주공 3단지 조합은 HUG의 이 같은 결정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장영수 개포주공 3단지 조합장은 "강남구청과 막판까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서 최대한 재량을 발휘해 분양가를 낮췄다"며 "더 낮추라고 하면 지금 당장 뚜렷한 답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