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국에서 노하우를 쌓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문투자회사 에임(AIM)이 지난달 투자자문업 등록을 신청해 현재 막바지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달 중 투자자문업 등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임은 등록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투자증권과 손잡고 판매수수료 없이 매년 자문수수료 0.5%만 받는 자문형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판매수수료를 없앤 것은 지난 4월부터 허용된 온라인 자문계약을 활용한 덕분이다. 투자절차는 우선 투자자가 모바일로 로보어드바이저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온라인으로 자문계약을 맺는다. 그런 다음 본인 투자성향이 공격형인지 안정형인지 입력한다. 자문사는 앱으로 투자성향에 맞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투자자가 추천받은 대로 실행하겠다고 주문 버튼을 누르면 주식 거래가 체결되는 구조다. 포트폴리오 재조정도 똑같은 절차로 진행하면 된다.
이지혜 에임 대표(37)는 "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이 안정적인 금융소득을 얻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게 회사 설립 취지"라며 "특히 접근성과 비용 측면의 혁신을 이루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쿠퍼유니언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공학(학사)과 계량경제학(석사)을 전공한 이 대표는 시티그룹 퀀트 애널리스트와 퀀트전문 자산운용사 아카디안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며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실무경험을 쌓았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선두 업체인 웰스프론트(0.25%) 베터먼트(0.15~0.35%) 퓨처어드바이저(0.5%) 등의 수수료는 0.5%를 밑돈다. 하지만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수수료는 미국보다 3~4배나 비싸 '저비용 자산관리'라는 원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기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은 대부분 신탁이나 일임 형태로 출시됐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신탁이나 일임상품은 온라인 비대면 가입이 불가능하므로 은행이나 증권사에 연 1% 안팎의 판매수수료를 내야 하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
지난 1월 쿼터백투자자문이 신탁형으로 출시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쿼터백 R-1'은 선·후취 수수료가 총 2% 선에 달한다. 4월 출시된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 펀드도 A클래스 기준 가입 시 내는 선취 판매수수료가 0.7%이고 매년 내야하는 운용·판매 보수가 1.26%다. 이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93%로 같은 기간 코스피(-0.26%)와 비교하면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비싼 수수료를 감안하면 고객으로선 실제 남는 게 별로 없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문사나 운용사가 낮은 수수료 형태의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내놓고 싶어도 판매사들이 수수료 1% 미만은 상품을 잘 팔려고 하지 않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 탓에 투자자들이 수수료에 민감한 만큼 실속형 로보어드바이저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