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해방촌 신흥시장이 내년 젊은 ‘아트마켓’으로 변신한다. 한양도성을 끼고 있는 종로구 행촌동 일대는 텃밭 경작과 양봉을 하는 도시농업 특화마을로 재생된다.
서울시는 서울형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중 한 곳인 해방촌에 4~5년에 걸쳐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며 이 중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신흥시장 환경을 개선한다고 25일 밝혔다.
용산구 용산3가동 일대 33만2000㎡ 규모인 해방촌은 1970~1980년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과거 니트 산업이 발달했다. 하지만 기계 자동화와 경기 악화 등으로 오랫동안 방치돼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시는 이 지역 산업 기반이던 니트산업과 최근 청년 유입이 늘면서 시도되고 있는 예술공방 등을 결합해 신흥시장을 ‘아트 마켓’으로 특성화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 초까지 10억원을 들여 시장을 덮고 있는 낡은 슬래브 지붕을 걷어내고 도로포장, 배수시설 정비, 이벤트·휴식공간 조성, 디자인 간판 적용, 조명 개선 등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활기차게 바꿀 계획이다. 시장 내 빈 점포를 젊은 예술인과 디자이너, 니트 산업 종사자 등에게 저렴하게 빌려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앞서 서울시와 해방촌 도시재생 주민협의체는 지난해 12월 신흥시장 활성화를 비롯해 해방촌 테마가로 조성, 공방·니트 산업 특성화 지원 등 8개 마중물 사업을 선정한 바 있다.
서울시는 행촌동 일대에서 도시농업으로 주민들이 공동체 활동을 통해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 마중물 사업으로 이날 ‘행촌共(공)터’ 1~3호점이 오픈했다. 주민들은 건물 옥상 등 자투리땅을 활용해 육묘장·양봉장 등 도시농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노후 저층주거지 밀집지역으로 남는 땅이 있고 구릉지 특성상 채광과 공기가 좋아 도시농업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수확물은 주민들이 중심으로 구성된 도시농업공동체에서 위탁 판매하며 양봉장은 아카시아꿀을 떠서 서울시 도시농업박람회 등에서 판매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행촌권은 인왕산 자락 돈의문 뉴타운과 재개발구역 사이에 끼어 어느 관리계획에도 속해 있지 않다. 시
해방촌에 이어 행촌동 성곽마을에서 ‘도시재생 현장 시장실’을 연 박원순 시장은 “텃밭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을 발굴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고 시는 도시농부 역량 강화로 새로운 주거재생 모델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