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 분석 / 미래에셋밸런스롱숏펀드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미래에셋밸런스롱숏 펀드는 21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이 3.4%로 국내 설정액 10억원 이상 롱숏 펀드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같은 기간 동일한 롱숏 펀드의 평균 수익률 0.29%보다 3%포인트, 코스피 상승률 2.83%보다 0.5%포인트 높은 성과다. 브렉시트 충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이 펀드의 롱숏 전략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롱숏 펀드는 일반적으로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롱)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숏)함으로써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는 전략을 취한다.
미래에셋밸런스롱숏 펀드는 같은 롱숏 전략을 추구하면서도 변동성을 최대한 낮춘 게 특징이다.
미래에셋밸런스롱숏 펀드의 변동성을 알 수 있는 6개월 표준편차는 2.64%로, 롱숏 펀드의 평균 표준편차(4.15%) 대비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박헌석 멀티에셋리서치본부 팀장은 "롱숏 전략을 짤 때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무리하게 베팅해 단기간 수익을 많이 내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이 펀드는 업종 내에서도 상관성이 높은 종목끼리 짝지어 롱-숏 종목을 구성하면서 변동성을 최대한 낮춰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기업의 경쟁력을 철저히 가려 '롱'할 승자와 '숏'할 패자를 선정해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1등주인 삼성전자를 '롱'하고 후발주자인 하이닉스를 '숏'함으로써 반도체 업황이 좋을 때 수익을 조금 덜 내더라도 불황일 때 손실을 줄여 변동성을 낮추는 전략을 취한다. 최근 '포켓몬고' 열풍과 관련해서도 롱숏 짝짓기 전략이 유효하다.
박 팀장은 "포켓몬고 열풍으로 게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컴투스 같은 동종 기업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반면 아프리카TV처럼 포켓몬고 같은 인기 게임을 중계해줄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매수한다"고 귀띔했다.
철저하게 짝짓기 전략을 쓰기 때문에 다른 롱숏 펀드보다 투자하는 종목이 많은 편이며 업종도 다양하다. 한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이 전체 펀드 순자산의 1% 이하에 불과하다.
롱숏 전략 외에도 배당수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종목을 집중 투자해 절대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미래에셋밸런스롱숏 펀드가 현재 매수하고 있는 한국전력, KT, KT&G 같은 종목들이 대표적인 배당주다.
박 팀장은 "시세와 관계없이 연평균 2~3% 배당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해 최소한의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펀드가 추구하는 절대수익은 연 5~6% 수준이다. 고점 대비 하락폭도 최대 2% 이하로 유지해 가입 시점에 상관없이 고객이 절대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박 팀장은 "최근 브렉시트 충격으로 주가 변동성이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1% 이상 손해 본 고객이 없다"고 덧붙였다.
최저 변동성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정기예금보다 약간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굴리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펀드다. 이 펀드는 설정일이 1년밖에 안 됐지만 올해에만 자금 215억원을 유치했는데 기관 투자 비중은 50%가 넘는다. 연기금이나 보험, 대학같이 '정기예금+α'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기관들이 자금을 많이 맡겼다고 한다.
올해 미래에셋으로 자리를 옮겨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박 팀장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 시절부터 헤지펀드 전략을 다뤘으며,
박 팀장은 "우리나라같이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는 예상이 매번 들어맞을 수 없다"며 "변동성 관리를 기본 원칙으로 절대수익을 내겠다는 목표로 공부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 원칙대로 펀드를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