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19일(15: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사모펀드(PEF)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코스피 상장사 대경기계기술 지분 67.59%를 시장에 내놓으며 매각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큐캐피탈은 지난 2007년 대경기계를 인수한 이후 여러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적정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에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대경기계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턴어라운드)하며 매각가능성을 높이긴 했지만 매도측과 잠재적 매수인들의 가격에 대한 시각차가 커서 성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대경기계기술의 적정매각가를 약 400억~8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통상 시장에서 인수·합병(M&A)대상이 된 제조업체의 가격은 최근 3년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더한 값)의 5배~10배 정도로 매겨진다. 대경기계의 최근 3년간 평균 영업이익이 3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최근 3년간의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 평균 46억원을 더해도 상각전영업이익은 80억원 수준이다.
한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3년간 상각전영업이익 평균을 고려했을 때 적정매각가는 500억원 전후로 본다"면서 "지난해에 영업손실 123억원을 입는 바람에 최근 1년간 상각전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점도 가격을 낮추는 요소"라고 밝혔다.
반면 큐캐피탈 측이 시장의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큐캐피탈은 2007년 2200억원으로 대경기계의 지분 67.59%를 매입한 만큼 시장전망치의 최대값인 800억원에 매각을 성공해도 63%의 원금 손실을 입게 된다. 10년간 지분을 보유하면서 발생한 자금조달비용과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실질적 손실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인수비용과 보유기간을 감안한 대경기계 매각의 손익분기점은 3000억원~3300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이는 예상가격과 4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결국 큐캐피탈은 투자금의 4분의 3 이상의 손실을 감수하고 지분을 매각하거나, 또는 사모펀드로서는 이례적으로 10년이상 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지난 14일 대경기계의 매각제안서(티저레터)를 전달받은 한 사모펀드의 임원은 "애초에 큐캐피탈이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지분을 인수해 투자금 손실은 피할수 없다"면서 "그나마 주력 사업군이 턴어라운드 한 올해가 매각의 적기"라고 말했다.
큐캐피탈은 앞서 2011년 대우조선해양과 수의계약 형식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가격차이로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경쟁입찰방식으로 매각방식을 전환했으나 적정한 인수가를 제시한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경매도 무산되고 말았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