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뉴타운지구에서 해제된 이후 `서울형 도시재생 1호` 사업지로 선정된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 저층 주거지 전경. [사진 제공 = 서울시] |
뉴타운·재개발 해제 지역의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서울 시내 35개 뉴타운 중 가장 먼저 해제된 종로구 창신·숭인 지역이 대표적이다. 도성 성곽 주변에 위치한 이곳은 2014년 서울에서 유일하게 정부가 선정한 전국 13개 도시재생선도지역에 포함됐고, 서울시는 지난해 지역 특색을 살리는 방향으로 활성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는 총 1000억원을 들여 창신·숭인 지역에 12개 마중물 사업과 중앙부처 협력 사업 등 25개 재생 사업을 진행 중이며 주요 핵심 시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11월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기념관을 연다. 백남준이 유년 시절을 보낸 가옥이 있던 터의 한옥을 리모델링한다.
서울 패션산업 메카인 동대문시장의 배후 생산지라는 창신동 지역 특성을 살려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부터 봉제박물관과 낙산성곽 동길을 잇는 봉제거리도 내년까지 조성한다. 봉제박물관은 용지를 매입해 설계에 들어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봉제공동작업장도 최대 10곳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 시장실을 연 박원순 서울시장은 "화려한 건물이나 좋은 도로도 필요하지만 수십, 수백 년 삶의 흔적을 간직하려면 전면 철거 대신 고쳐 쓰는 방식도 중요하다"며 "주민들이 주체가 돼서 좋은 동네를 만들어 나갈 방법을 고민하고 서울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양도성 주변에서 재개발을 추진 중인 곳들은 사실상 '사업 백지화' 위기에 놓이면서 급격하게 슬럼화하고 있다. 서울시가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추진 중인 만큼 도성 인근 충신1구역, 사직2구역, 옥인1구역 등은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문제는 상당수 사업지가 7분 능선인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밟고 있어 사업이 무산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양도성을 비롯한 4대문 안 개발과 보존에 대해 서울시가 새롭게 마스터플랜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