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포스트-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랠리에 외국인과 기관이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개미들은 여전히 소외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브렉시트 결정 후 첫 거래일(6월27일)부터 지난 18일까지 개인 매수게가 집중된 종목 10개 중 9개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들이 각각 많이 투자한 상위 10개 종목들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대형 이벤트 발생 이후 개미들의 완패로 볼 수 있다.
개인들은 브렉시트 이후 자동차·서비스·유통주 등을 줏어담았지만 수익률은 신통치 않다.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는 이 기간동안 각각 2044억원, 181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들의 주가는 오히려 5% 이상 하락했다. 브렉시트 전후로 현대·기아차의 생산량 증가 및 2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쏟아진 것이 개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외국인들은 기아차를 가장 많이 순매도(1347억원)해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경기방어주에 집중했다. 주요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는 CJ CGV(905억원), 네이버(703억원), 롯데쇼핑(437억원), 하나투어(349억원), 농심(314억원), 이마트(304억원)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들 종목들은 브렉시트 이후 최대 12%이상 주가가 하락하며 방어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반면 외국인들은 화학·철강 업종을 주로 담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들은 롯데케미칼과 포스코를 각각 887억원, 652억원어치 순매수했고, 두 종목의 주가는 각각 11.35%, 17.52%나 껑충 뛰었다.
개인과 외국인의 성적이 가장 엇갈렸던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개인들이 가장 많이 팔아버린 삼성전자를 외국인들은 적극적으로 담았다. 삼성전자는 브렉시트 이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수(2865억원)한 종목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고려아연(2200억원), SK하이닉스(197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는 삼성전자 중심의 전기전자업종과 소재주(철강·화학)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과 기관은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차이를 드러냈다. 개인들이 브렉시트 이후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은 ‘KODEX인버스상장지수펀드(ETF)’로 5415억원어치를 담았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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