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전국 우수 공인중개사 24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수도권 매매가는 오르지만 지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18일 밝혔다.
감정원 설문 결과에 따르면 공인중개사 55.1%는 전국 주택 매매가가 하반기에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중립을 제외하면 24.8%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고 하락을 점친 공인중개사는 20.1%에 그쳤다.
특히 지역별로 온도차가 뚜렷했다. 서울에서는 상승 전망이 48%로 보합(47.1%)과 하락(4.9%)을 압도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망에서는 보합이 54.4%로 가장 많았지만 상승 전망도 38.3%로 하락 전망(7.3%)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반면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어두웠다. 지방에서는 보합(55.9%)을 제외하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비율이 33.3%로 상승 전망(10.8%)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지방은 신규공급(입주) 물량 증가 부담이 매매가 하락 전망의 주된 이유로 꼽혔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입주물량이 집중되고 있는 광주와 대구는 주택가격이 하락하며 입주단지를 중심으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공급과잉 우려는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지방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주택시장 최대 변수로 공인중개사들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대출규제·정책규제를 꼽았다. 이달 1일 시작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집단대출 보증 건수·한도 규제가 주택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밖에 국내외 경제 여건과 주택 공급 물량, 기준금리 등도 하반기 주택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공인중개사들은 내다봤다.
호황이 예상되는 주택유형에 관한 설문에서는 수도권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꼽는 공인중개사가 단연 많았다. 신규분양 단지 역시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에서는 재건축·재개발보다
전세금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김포, 남양주, 위례 등 신도시에서 입주 물량이 늘고 있지만 그만큼 수요도 많아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지방은 입주가 몰리면서 전세금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공인중개사들은 내다봤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