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업종을 중심으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은행과 금융당국이 기업 구조조정 담당 실무진 보강에 나서고 있다.
11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8일 이상진 여신운영그룹장·부행장(58)을 연임시키기로 했다. 이 부행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2010년 중소기업지원센터장, 2011~2012년 여신관리부장을 거쳐 2013년 7월 부행장으로 승진해 이듬해 1월부터 여신운용그룹장을 맡아온 여신 관리 전문가로 손꼽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통상 3년의 임기가 끝나면 내부 승진을 하거나 계열사 대표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중소 협력사들의 연체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연체 관리 전문가이자 '대쪽 스타일'인 이 부행장을 연임시키기로 은행 수뇌부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역시 이달 중순 정기인사에서 구조조정 부문 인력을 대폭 충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특히 이번 정기인사에서 법무지원실 등 중견 변호사를 구조조정 부서에 배치해 조선·해운 계약 관계에 대한 법무법인 실사 점검·대응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도 구조조정 실무진을 보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구조조정지원팀을 기업구조개선과로 승격하고 별도 해운 구조조정 전담팀을 꾸린 데 이어 8일 과장급 인사에서 이동훈 전 보험과장(행정고시 44회)을 신임 기업구조개선과장에 임명했다
이 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정책과에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40조원 규모 구조조정 기금과 금융회사 자본 확충을 위한 금융안정기금 설립 실무를 총괄한 바 있다. 10일에는 금융정책과 출신 서준 사무관이 기업구조개선과에 추가 배치되면서 담당 사무관이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