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에 대한 인식이 ‘소유’에서 ‘거주’로 급격히 바뀌면서 임대주택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사는 열악한 주거공간이란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임대주택이지만 품질이 좋고 거주자를 위한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뉴스테이’와 ‘행복주택’을 양대 축으로 하는 임대주택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17년까지 뉴스테이 15만가구 공급을 위한 용지를 확보하고 행복주택 15만가구 공급을 위한 인·허가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테이는 쉽게 말해서 브랜드 임대주택이다. 임대주택이지만 품질은 분양주택 못지 않고 단지마다 차별화된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뉴스테이는 기존 공공임대와 달리 초기 임대료 규제도 없고 입주 대상도 저소득층이나 무주택자로 국한되지 않는다. 집 값 하락 우려 등으로 자가주택 보유 의지는 없지만 어느 정도 소득이 있는 중산층 임대주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다.
뉴스테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임대주택이라는 점에서 도입 당시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인천 도화지구에 공급된 1호 뉴스테이가 계약 5일 만에 완판되면서 우려는 금세 기대로 바뀌었다.
1호 뉴스테이 입주 예정자로 3자녀를 둔 A씨는 “임대아파트라 사실 걱정이 많았지만 마감재가 분양 아파트 수준으로 고급스러웠다”며 “지하철과 학교가 단지 바로 근처에 있어 무엇보다 만족한다”고 말했다.
만족도가 높고 수요도 어느 정도 입증됐기 때문에 남은 과제는 뉴스테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일이다. 박근혜정부 이후에도 뉴스테이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2030세대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다. 민간투자에 의존하고 입주대상도 중산층이상인 뉴스테이와 다른 점이다.
행복주택도 초기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처음 시범지구로 지정된 목동지구의 경우 지역주민 반대로 해제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행복주택이 들어오면 집 값이 떨어진다며 반대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와 반대도 행복주택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입주 단지가 하나 둘 생기면서 기대로 바뀌는 모습이다. 입주자가 대부분 젊고 소득수준이 특별히 낮은 것도 아니어서 지역 상권 살리고 동네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신촌 대학가와 가까운 가좌역 행복주택은 이 일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건축물이다. 임대주택도 창의력을 발휘하고 제대로 지으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 받는다. 가좌역 행복주택은 지난 4월 청약에서 362가구 모집에 1만7180명이 지원하며 인기를 실감했다.
구로천왕지구와 강동강일지구의 경우 행복주택 단지 안에 국공립어린이집이 들어서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환대를 받았다. 두 곳 행복주택에 살고 있는 아이는 2명 뿐이나
지난해 송파삼전지구 행복주택에 입주한 B씨는 “치솟는 전세금에 이사를 고려하던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공고를 봤다”며 “보증금 3200만원에 월세 17만원 정도로 저렴한 임대료가 행복주택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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