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지역일 수록 아파트 거래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전셋값에 조금만 보태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데다 아파트값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어 자의반 타의반 매매로 전환하는 세입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3만447건으로 지난해 11월(3만1659건) 이후 6개월 만에 3만건대로 재진입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지난해 말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1만7004건까지 떨어졌던 지난 2월 이후 봄 이사철이 도래하면서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매매시장도 조금식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 마포구와 동작구, 강서구, 경기 고양시 등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매매거래 증가세가 돋보였다.
온나라부동산포털 통계에 따르면 구로구는 지난 1월 261건이었던 매매거래 건수가 5월 현재 604건으로 2.3배 증가했다. 마포구도 동기 211건에서 436건으로 2.1배 가량 늘었다. 경기도 고양시(999건→2043건)와 부천시(539건→975건)으로 2배 안팎으로 증가했다.
주택업계는 거래건수 증가의 이면에는 높은 전세가율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셋값이 올라가면서 매매로 갈아타기 위한 비용이 전보다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 가구당 매매가와 전세가 평균가격은 각각 3억9772만원과 2억9367만원으로, 1억405만원을 추가하면 매매전환이 가능했다. 2년 전(2014년 6월)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1억2736만원(매매 3억6251만원, 전세 2억3515만원)이 필요했던 것과 비교해 2년 만에 2300만원 이상 줄은 셈이다.
집값 상승세도 거래량을 증가에 한 몫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통계를 보면 올해 월별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은 ▲1월 -0.15% ▲2월 0.1% ▲3월 0.17% ▲4월 0.24% ▲5월 0.45% ▲6월 0.51
주택업계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매매전환이 수월하고, 높은 전셋값에 따른 매매가 상승 가능성이 커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형태)에 나선 투자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