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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으로 하는 '회사채시장 인프라 개선 및 기업 자금조달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금융위 대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신용등급 BBB~A의 준우량 중소·중견기업의 매각이 불발된 회사채를 산업은행이 최대 5000억원까지 사들이기로 한 '회사채 인수지원 프로그램'이다. 산은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가 총회사채 발행 규모 대비 30% 한도로 인수해 만기까지 보유하거나 신용보강을 통해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형주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대외여건 악화로 하반기 중소·중견기업의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면서 당초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플랜)에 있던 내용을 이번 대책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조선·해운 등 기간산업 지원으로 부실자산 규모가 크게 불어난 산은이 또다시 등 떠밀리듯 비우량 기업 구원투수로 나선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께 금융위가 이 방안을 들고나왔을 당시 산은 실무진은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중심 자금 지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동참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내부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측은 "금융위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준비까지 마친 상태"라고 했다. 금융위는 중위험 기업들의 대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기업대출형 사모펀드인 PDF를 허용하기로 했다. PDF는 기관투자가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기업에 대출을 해주고 이자 수익을 챙기는 펀드다. 대출이기 때문에 지분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과 손실위험이 낮은 게 특징이다.
금융위는 투자자산 제한이 없는 전문사모펀드(헤지펀드)는 운용자산의 100%까지, 기업 지분에 50% 이상 투자 의무가 있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운용자산의 최대 50%까지 기업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개별 기업 정보가 취약한 개인의 PDF 투자는 금지하기로 했다.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곤란한 기업들이 담보부사채 발행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담보 범위도 대폭 확대된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는 매출채권 지식재산권 영업권 등을 담보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금융위는 특히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한 채권 발행 지원을 위해 산은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해 최대 1300억원 규모의 '지식재산권 담보 회사채 활성화 프로그
신용등급이 너무 낮아 정상적인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을 위해선 별도의 회사채 발행 보증 시스템을 가동한다. 신용보증기금이 BB 이하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1조4000억원 규모 '유동화 보증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최재원 기자 /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