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HV 추가적 ‘매출조작’ 의혹…SO 3곳 매출·수신료 `반비례`

CJ헬로비전 경남방송에 대한 경찰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CJ 계열 지역 유선방송사업자 3곳에서도 추가적인 매출액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조직적인 ‘몸값 뻥튀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CJ계열 유선사업자 9곳의 지난 2013년과 2014년 매출액, 가입자 수, 가입자 1인당 매출(ARPU)를 토대로 예상 매출액을 산정하고 이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 내용과 대조한 결과, CJ헬로비전 영서방송, 호남방송, 아라방송의 예상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공표된 매출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 항목 중 기본료 매출액은 줄어들었지만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매출액 부풀리기에 이용될 수 있는 ‘기타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또 3개 방송사는 기본채널수신료 매출액이 감소한 대신 공통적으로 ▲광고매출액 ▲협찬매출액 ▲단말장치 대여 매출액 ▲홈쇼핑 송출 수수료 매출액은 증가했다. 이같은 부분이 기본채널수신료 매출 감소를 상쇄해 전체 매출액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방송사별로 살펴보면 영서방송의 경우 가입자 수는 2013년 14만1702명에서 2014년 14만2521명으로 소폭 늘었다. 2014년 전체 매출액은 257억3221만원으로, 2013년 217억797만원에 비해 40억원 이상 늘었다. 그러나 기본채널수신료 매출액은 109억5902만원에서 92억5030만원으로 17억원 이상 감소했다. 각 해의 가입자 수(아날로그/디지털)에 상품가격을 곱해 산정한 기본채널수신료 매출 예상추이가 13억원 이상 증가로 나타난 것에 비해 격차가 크다.
호남방송 역시 같은 기간 가입자 수가 21만2739명에서 21만5566명으로 비슷했다. 전체 매출은 328억6390만원에서 351억6840만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기본채널수신료 매출액은 9억7000만원 감소했다. 가입자 수에 상품가격을 곱해 예상한 액수가 19억원 증가인 것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타났다. 기타매출액은 17억원 늘었다.
아라방송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상 수신료 매출은 12억원 증가로 분석됐지만 재산상황공표집에 기재된 수신료 매출액은 13억원 감소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채널수신료를 인위로 줄인듯한 정황과 관련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프로그램 수신료 비용을 의도적으로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기본채널 수수료 매출액이 커지면 케이블TV사업자(SO)가 PP에게 수익배분을 위해 지급하는 송출료도 늘어난다. 하지만 광고, 홈쇼핑, 단말장치 대여 수익은 온전히 SO의 몫이다.
수익배분을 할 필요가 없는 광고, 홈쇼핑, 단말장치 대여 수익은 높이고 기본채널 수수료 매출은 낮추면 영업이익이 늘어나니 회사의 가치는 더 유리하게 산정될 수밖에 없다. 의도적으로 매출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4175만6284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매출 조작이 사실이라면 인수 당시 매출 등 경영지표와 주가를 기준으로 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가액 산정도 문제가 된다.
실제로 CJ헬로비전은 합병계약 체결을 앞둔 2015년 3분기 매출이 351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90억원 급증했으나 체결 직후인 4분기 2360억원으로 급감했다.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에서 만약 CJ헬로비전의 주가가 회계조작 등 부정행위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밝혀지면, SK텔레콤과 맺은 합병계약의 무효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합병으로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다.
CJ헬로비전은 이미 소액주주들로부터 3건의 소송을 당했다. CJ헬로비전 주주 2명이 지난 3월 각각 ‘합병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된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주주총회 합병결의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오는 5월 23일에는 CJ헬로비전 소액주주 17명이 공동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의 인수합병 심사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미래부는 최근 롯데홈쇼핑이 정부의 재승인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납품비리, 횡령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임원의 수를 사업계획서에 고의로 축소해 기재한 사실이 적발되자 6개월간 영업정지란 중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CJ헬로비전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수신료 비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디지털방송으로 전환 시 월 이용료는 크게 늘지 않지만, 셋톱박스(STB) 추가에 따른 비중이 크다는 게 요지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아날로그 가입자의 경우 월 비용의 80~90%가 수신료로 잡혔지만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셋탑비용이 분리됐다"며 "이외에도 주문식비디오(VOD) 비용, 유료채널 비용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