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서 외국인과 반대 행보 보이는 기관의 속내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5거래일만에 브렉시트로 인한 낙폭을 완전 회복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코스피를 살 때마다 기관이 팔아넘기면서 코스피 상승폭을 제한시키고 있다.
1일 오전 코스피는 장중 최고 1990선을 넘기면서 지난달 24일 브렉시트 충격으로 하루만에 3.09% 급락한 부분을 5거래일만에 회복했다. 코스닥도 장중 최고 684.22를 찍으면서 지난달 24일 4.76% 급락폭을 만회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연속 코스피를 총 55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브렉시트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연일 1% 안팎으로 찔끔 상승하는 데 그쳤다. 브렉시트가 확정된 지난달 24일부터 사흘연속 코스피를 대거 매수하던 기관이 29일부터는 팔자로 변심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충격으로 지난달 24일 대형주들이 급락했을 때 저점에서 산 증권사 등 금융투자기관들이 주가가 반등하자 다시 팔면서 단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 중에서 연기금은 금융투자와 달리 지난달 24일부터 5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했지만 매수 규모를 줄이더니 7월 1일 오전에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의 정책 공조로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외국인은 완만한 순매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기관은 주식시장 등락에 따라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브렉시트 충격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수하는 업종도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가장 많이 동시 순매수한 업종은 내구재·의류 업종으로 총 137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다음으로 외국인·기관이 가장 많이 산 업종은 디스플레이(650억원), 통신서비스(410억원), 제약·바이오(340억원) 순이었다. 추경에 따른 소비 촉진 수혜가 기대되는 호텔·레저 업종으로도 외국인·기관 순매수가 190억원 몰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투자전략실 팀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순매수가 유입되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내구재/의류, 통신서비스, 디스플레이 업종은 경기방어와 환율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오는 4일 유로존 7월 센틱스 투자기대지수를 시작으로 7월 중순 이후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주체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돼 투자에 주의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경민 팀장은 “브렉시트 이후인 7월 심리지표들이 부진하면 브렉시트발 불안심리가 다시금 확대될 수 있다”며 “코스피 등락을 활용해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투자 방망이를 짧게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