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28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여파에 미국과 유럽증시가 약세로 마감한 영향으로 1% 가까이 하락 출발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14포인트(0.99%) 내린 1,907.71로 출발한 뒤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개장 시점의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 |
브렉시트가 확정된 24일에는 코스피 상승, 그다음 거래일인 27일에는 코스피 하락에 베팅했지만 시장이 그와 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외국인, 기관에 비해 개미투자자들의 손실이 훨씬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가 진행된 24일 코스피 상승과 하락에 베팅하는 KODEX레버리지와 KODEX인버스 상품에 연중 최대 거래량이 몰렸다. 이날 코덱스레버리지에는 9조5000억원, 코덱스인버스에는 8조6000억원이 거래됐다. 코덱스레버리지는 코스피200지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주가연계펀드(ETF)로 코스피 상승장이 예상될 때 투자하는 상품이다. 반대로 코덱스인버스는 코스피200 지수의 수익률을 마이너스 방향으로 추적하는 ETF로 코스피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구조다.
24일 개미투자자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코덱스레버리지를 무려 2777억원 순매수했다. 브리메인(영국의 유럽연합 잔류)이 결정되면 코스피가 급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코덱스레버리지를 각각 2096억원, 31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베팅 결과는 기관과 외국인의 '승'이었다. 이날 시장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코스피는 급락했고, 코덱스레버리지는 그 두 배 수준인 6.4% 하락했다. 반대로 코덱스인버스는 24일 코스피 하락으로 3.1% 상승했다. 하지만 개인은 코덱스인버스를 오히려 1018억원 순매도해 수익을 누리지 못했다. 반대로 기관은 코덱스인버스를 1109억원 순매수했다.
24일 쓴맛을 본 개인투자자들은 다음 거래일인 27일 코스피 하락에 베팅했다. 27일 개인들은 코덱스레버리지를 23억원 순매도한 반면 코덱스인버스는 57억원 순매수했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과 반대로 코덱스레버리지를 각각 11억원, 10억원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코덱스인버스도 순매수했지만 각각 7억원, 2억원으로 규모가 미미했다.
이번에도 개인의 베팅이 빗나갔다. 이날 브렉시트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전일 대비 0.08% 상승하면서 선방한 것이다. 코덱스레버리지도 전 거래일보다 0.68% 상승했다.
코스피 방향 예측이 어려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은 기관, 외국인과 달리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편"이라며 "레버리지·인버스는 수익률이 누적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처럼 보합세인 장에서는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배미정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