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촌그랑자이(왼쪽)·e편한세상상도노빌리티. |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1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는 설계 변경으로 일반분양 물량 전체를 전용 85㎡ 이하로 바꿔 분양한 덕택에 지난주 진행한 청약을 평균 경쟁률 19.26대1로 1순위에서 끝냈다. 당초에는 전체 711가구 가운데 전용 85㎡를 넘는 가구가 252가구로 전체 중 36%에 달했지만, '중대형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설계를 고쳐 중대형 숫자를 56가구로 줄였다. 덕분에 중소형이 837가구로 늘면서 총 가구 수도 893가구로 많아졌다. 중대형을 모두 조합원이 가져가 일반분양에는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중소형만 나왔다. 그 결과 58가구가 나온 전용 59㎡A형에는 3106명이 몰려 53.55대1로 전 평형 가운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9월 GS건설이 서울 마포구 대흥2구역에 분양하는 '신촌 그랑자이'는 세 번이나 설계를 바꿨다. 중대형을 줄여 중소형을 늘리기 위해서다. 당초 1048가구 가운데 약 14%인 148가구를 전용 85㎡ 초과로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다 2011년 용적률이 증가해 여기에 맞춰 총 가구 수를 1188가구로 늘렸지만 중대형 가구 수는 132가구로 낮췄다. 중대형 숫자는 이듬해 68가구로, 2014년에는 결국 30가구까지 줄었다.
하반기에 분양하는 동문건설의 대전 용운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용운동 동문굿모닝힐'도 2008년 사업시행 인가 때 전체 1732가구 중 전용 85㎡ 초과 가구를 절반 수준인 822가구로 잡았지만 지난해 전 가구를 모두 전용 42~84㎡ 중소형으로 바꾸는 대신 총 가구 수는 2244가구로 늘렸다. 이 밖에 인천시는 현재 추진 중인 남구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에서 8200가구 중대형 위주 아파트를 짓기로 했던 계획을 중소형 중심 1만3000가구로 바꾸는 변경안을 지난 4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의결했다.
건설사와 지방자치단체가 너 나 할 것 없이 설계 변경으로 인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중대형을 중소형으로 바꾸는 것은 수년 전부터 계속된 중소형 선호 현상으로 중소형 분양 가격이 중대형을 추월한 영향이 크다.
2009년 공급된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센트레빌1차' 전용 84㎡B 분양가는 3.3㎡당 2041만원으로 같은 아파트 전용 114㎡B 2107만원보다 저렴했다. 하지만 올해 5월 같은 흑석동에서 분양한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 전용 84㎡B와 110㎡ 분양가는 각각 2063만원과 1888만원으로 역전됐다. 한 건설사 설계팀 관계자는 "기존 설계를 중소형 위주로 바꾸면 자연스럽게 전체 분양 가구 수가 늘어난다"며 "청약 결과도 중소형이 중대형보다 좋아 설계 변경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말했다.
최초 설계에서 전체 2098가구 중 중대형을 무려 988가구로 절반 가까이 채워 넣었다가 중간에 이를 171가구로 낮추고 중소형 비중을 93%까지 끌어올린 '왕십리뉴타운 3구역 센트라스'는 덕분에 총 가구 수가 2529가구로 400가구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청약은 평균 10.5대1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을 1순위에서 끝냈는데, 전용 59㎡는 평균 14.01대1을 기록한 반면 전용 115㎡는 1.05대1에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