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되면서 최근 대차거래잔고(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들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브렉시트 현실화로 증시 추가 하락이 전망되는만큼 향후 공매도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차잔고가 10만주 이상인 코스피 종목 가운데 지난 1주일 새 대차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해태제과였다. 지난 16일 62만6446주였던 대차잔고가 23일 147만946주로 늘어났다. 증가율은 134.8%나 된다.
태영건설과 LS산전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태영건설 대차잔고는 86만5545주에서 144만2938주로 66.7% 늘었고 LS산전은 63만4991주였던 대차잔고가 92만7278주로 46% 늘었다. 한화(33.8%) 동방(33%) LG유플러스(27.6%) 일진머티리얼즈(21.1%) 역시 일주일 새 대차잔고가 20% 넘게 늘었다. IHQ 대한제강 현대로템 아이마켓코리아 코리아써키트 엠케이트렌드 등도 대차잔고 증가율이 1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
대차잔고란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전부가 공매도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통상적으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기법이다. 공매도가 늘어나면 그만큼 앞으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실제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삼성중공업 등 올 해 들어 대차잔고가 급증했던 조선주들의 주가가 급락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문 투자자들이 공매도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만큼 공매도 추이는 향후 증시 방향을 나타내기도 한다”며 “실제로 공매도 비율이 높은 기업이나 업종은 시장 대비 낮은 성과를 기록해 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시 급락이 진정되면 공매도를 이용한 역발상 투자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 급락세가 진정되면 빌려서 매도한 주식을 되사 갚는 숏커버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매도 비율이 높은 업종이나 종목의 경우 시장이 반등세로 전환되는 초반 국면에는 숏커버링과 함께 상대적 강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흐름의 기본이 되는 기업이익이 과거와 달리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고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거시 경제 리스크도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거시 경제 환경이 안정되고 실적이 받쳐주는 상황에서는 특정 주식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줄이는 숏커버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이와 관련해 향후 시장이 반등할 경우 숏커버링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SK텔레콤, 에쓰오일, 롯데쇼핑, 한샘, 호텔신라, 오뚜기, 두산중공업, 한세실업, 쌍용양회, 동원시스템즈 등 10개 종목을 꼽았다. 한세실업(9.7%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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