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그는 "회사와 채권단이 수립한 추가 자구안, 경영 정상화 방안을 차질 없이 실행하면서 신속한 매각까지 염두에 두겠다"며 "우리가 가졌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현안 기업 정상화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오늘날 산업은행이 있기까지 무한한 신뢰를 보내준 국민 여러분께 최근 일련의 사태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132개 출자회사 매각을 담당하는 이대현 정책기획부문 부행장과 기업 구조조정 실무총책인 정용석 구조조정부문 부행장 등 주요 임원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최근 STX조선해양 법정관리 전환과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위기 심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검찰 수사 등 사태로 산업은행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커지면서 산업은행 직원들 사기가 위축된 상태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회장은 "독일 철학자 괴테는 재산을 잃으면 다시 모으면 되지만 용기를 잃으면 세상에 태어나지 아니함만 못하다고 말했다"며 "KDB가 용기를 잃지 않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구조조정 역량 제고와 출자회사 관리 강화, 중장기 미래 정책금융 비전 추진, 여신 심사 및 자산포트폴리오 개선, 성과 중심의 인사·조직 제도 개선, 대외 소통·변화 관리 강화 등 6대 혁신과제를 골자로 한 혁신안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최근 상황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함께 심기일전으로 쇄신하겠다는 혁신 계획을 마련했다"며 "작금의 상황은 누구의 일이든 모두 KDB의 역사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든 현직인 나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구조조정 현안 기업인 한진해운에 대해 이 회장은 한진그룹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해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근 전문기관 실사 결과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1조원(용선료 인하율 30% 기준)에서 1조2000억원(용선료 인하율 21% 기준)의 유동성 부족이 예상된다.
한진그룹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4000억원에 불과해 한진해운은 6000억원 이상의 부족자금을 산업은행에 요청했지만 산업은행은 거절했다.
이 회장은 "(한진해운이)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면서도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