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올 정기평가에서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줄하향시킬 것이라는 시장 염려와 달리 국내 은행들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다만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 국내외 경기 위축, 기업 부실 확대에 다른 대손비용 증가 등을 은행 신용도를 약화시킬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22일 S&P는 “공급과잉 문제로 한국 조선·해운 기업들이 재정난을 겪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은행 대출과 투자(익스포져) 규모는 제한적”이라며 “기업 구조조정 여파가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정도로 심각하진 않다고 판단해 ‘안정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홍택 S&P 이사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부동산 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규모가 큰 것은 부담 요인”이라면서도 “한국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은행들이 공격적 투자 등으로 리스크를 확대하기보다는 자산건전성과 대손비용 관리에 집중하면서 현 수준 자본건전성을 유지해갈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리스크가 가장 낮은 그룹 1부터 리스크가 가장 높은 그룹 10까지 평점을 매기는데 한국은 프랑스 영국 칠레와 함께 그룹 3에 속해있다. 지난 4월 또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국내 은행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염려가 높아졌다. 무디스는 저성장·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은행 수익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조선·철강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부실 채권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S&P가 은행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당장 등급 하락 위험은 피하게됐지만 아직 안심하긴 어렵다. 글로벌 회사채 시장에서는 빅3 신용평가사가 매기는 신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을 기준으로 은행 신용도와 회사채 발행·거래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지난 4월 우리은행 신용등급을 한단계 떨어뜨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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