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생생현장-37] "과거 투자 실수로 전 재산을 잃은 뒤 지인의 도움으로 차린 가게인데 손님이 줄어드니 앞이 캄캄하죠."(도봉산역 입점 상인 A씨)
"하던 사업이 어려워져 살림살이에 보탤 생각으로 가게를 열었는데 이젠 애물단지가 됐죠."(도봉산역 입점 상인 B씨)
지인의 도움으로 2014년 10월쯤 도봉산역에 가게를 오픈한 A씨는 "1호선 새 출구가 개방된 시점부터 출·퇴근 시간에 7호선 출구를 이용하는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며 "작년 대비 올해 5월 매출이 30%가량 줄었는데 이대로라면 임대계약이 끝날 때까지 빚도 다 못 갚을 판"이라고 토로했다.
사정은 다른 점포도 마찬가지다. 2015년 1월 입점한 B씨의 가게는 도봉산역 신축공사 이후 하루 매출이 80만원 수준에서 50만원대로 급감했고 출근 시간대 유동인구가 감소해 급기야 가게 오픈 시간을 오전 7시에서 오전 10시로 늦춰버렸다.
아울러 연간 3000만~4000만원에 달하는 상가 임대료는 매년 3%씩 오르고 있지만 계약기간이 남은 시점에서 가게를 빼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없어 도봉산역 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장사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7호선 역내 사업을 담당하는 GS리테일 측에서 신축공사 완료 시점이 임대계약 기간 내에 포함돼 있음에도 역사 신축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상권 불이익에 대해 도봉산역에 입점할 당시 점주들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점주들은 "신축공사와 출구 신설 등에 대해 GS리테일 측에서 미리 설명을 들었더라면 입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말 도봉산역 1호선 신역사에는 7호선과 연결되는 환승 통로가 추가로 개통될 예정이다. 새 환승 통로가 생기면 기존 7호선 출구를 이용하는 승객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어 입점 업체들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고 사업 포기까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측은 "도봉산역 신축공사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한국철도공사가 말해주지 않아 우리도 몰랐다"며 "신축공사와 출구 신설 등이 상권에 어떤 영
점주들은 "역내 사업자가 신축공사 계획을 몰랐다고 하고 이제와 어쩔 수 없으니 경영난을 감내하라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고 거듭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희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