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삐 풀린 강남 재건축…한달새 호가 1억 껑충
↑ 서울 강남 재건축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촌 일대. [김호영 기자] |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2006년 버블기의 전고점을 돌파해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고분양가 바람까지 더해져 아파트값이 뛰자 집주인들의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매물도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6㎡ 매매가는 현재 8억6000만원으로 올해 초(6억5000만~6억7000만원)보다 무려 1억5000만~2억원가량 뛰었다. 지난 4월 2000년대 후반 전고점인 7억3000만원을 돌파하더니 무섭게 뛰어 결국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다음달 분양을 앞둔 개포주공3단지 전용면적 36㎡도 지난달까지만 해도 7억8000만~8억원이었지만 불과 1~2주 사이에 8억5500만원으로 가격표를 새로 달았다. 2009년 전고점인 7억3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올랐지만 매물이 싹 사라졌다. 9억원 후반대에서 10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된 개포주공4단지 전용면적 50㎡는 매수자가 6000만원 올린 10억6000만원을 제안했는데도 집주인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다른 강남 재건축 단지도 가격이 고공 행진 중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 76㎡가 이달 13억8000만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인 2006년 13억6000만원을 돌파했다. 박준 잠실박사 대표는 "평소 하루 10건 정도였던 문의가 이달 들어 20건으로 늘었다"면서 "재건축 수익성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금리 인하까지 겹쳐 손님들이 투자 가치만 확인되면 물건을 보고 당일에 계약을 해간다"고 말했다. 지난달 7억7500만~7억9500만원에 거래된 잠원동 신반포10차 전용 54㎡는 8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잠원동 한 공인중개사는 "불과 한 달 사이에 1억원 넘게 집값이 뛰니 버블기가 떠오를 지경"이라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싹 거둔 상태"라고 전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중론이다. 강남의 웬만한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여러 규제 완화에 힘입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하반기부터 또다시 분양을 앞두고 있어서다. 개포는 주택 시장 비수기인 7월이 가장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가구가 3.3㎡당 5000만원에 분양될 예정인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가 다음달 8일 견본주택을 개관할 예정이다. 개포지구 역대 최고 분양가 단지여서 앞서 분양된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3단지)'와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또 개포주공1단지는 다음달부터 조합원 분양 신청을 진행하고, 개포시영은 이주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개포주공4단지도 다음달 재건축 사업의 마지막 행정 절차인 관리처분인가를 밟을 예정이다.
[임영신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