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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헤지펀드 5개 이상을 묶어 재간접 공모펀드 형태로 출시하면 500만원 이상 개인에게도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과신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달 이상 수익률 집계가 가능한 78개 국내 헤지펀드 중 절반가량인 36개 펀드가 올 들어 손실 구간에 머물고 있다. '대신에버그린롱숏·멀티하이브리드' '브레인한라·백두' '신한BNPP명장아시아퍼시픽' 등 6개 헤지펀드는 올 들어 5월 말까지 수익률이 -10% 아래로 밀려났다.
올해 이전에 설정된 헤지펀드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 들어 37개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3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23%)에 훨씬 못 미쳤다. 펀드별로도 60%인 22개 펀드가 코스피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헤지펀드들이 부진한 것은 오랜 기간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게 주요인이다. 국내 헤지펀드들은 상당수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롱숏(싼 주식을 사고 비쌀 때 파는) 전략을 구사한다.
하지만 올해는 특정 섹터나 유형의 등락폭이 크지 않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설정액 기준 롱숏 전략이 핵심인 국내 헤지펀드 비중만 약 27%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한 방향으로 오르거나 내리는 흐름 속에서 이와 무관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헤지펀드들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인데 올해는 시장 자체가 색깔이 없다"며 "특히 위험 분산보다는 섹터 중심의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들은 전망이 빗나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시장 흐름과 달리 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지난 하반기 사모펀드 운용사 기준 완화(인가→등록제) 이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말 기준 33개였던 헤지펀드 수는 1년 만에 102개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설정액도 3조원에서 4조7300억원으로 약 1조7000억원이 늘어났다. 여기에 지난달 11일 금융위원회가 2분기 내 증권사 헤지펀드 운용사 겸영 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해 헤지펀드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주식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메자닌·하이일드·공모주 등 다양한 자산이나 지역에 투자하는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 중 성과가 우수한 상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