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이 주최한 '2016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에 참석한 주요 연사들은 자산운용 영역에서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핀테크 기술 보유 여부가 향후 금융사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투협이 초청한 기조연설자 마이크 파월 톰슨로이터 전무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은 기존 금융사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자본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모든 은행·증권사는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디지털 전략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전무는 "현재 대형 은행·증권사들이 소홀한 틈을 타 스타트업 기업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제는 이런 흐름에 대형 금융사들도 대응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 최고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핀테크 관련 소매금융 분야로 사업모델을 넓히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우수한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은 물론 인수에 나서는 상황도 수시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대표적 핀테크 콘퍼런스인 T3(Technology Tools for Today) 창립자인 조엘 브루켄스타인 회장은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을 주저하는 금융회사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로보어드바이저는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로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브루켄스타인 회장은 로보어드바이저가 2030세대 투자자를 공략하는 중요 창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존 자문사들 서비스는 자산 기준, 고비용 등으로 젊은 세대에게 높은 장벽이었다"며 "반면 적은 돈으로 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젊을 때부터 고객이 될 수 있고, 이들은 자산이 늘어도 계속 충성 고객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들은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의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파월 전무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가들이 받는 고도의 서비스를 자동화한 것"이라며 "퀀트 등 낮은 수준의 알고리즘을 보유한 곳을 로보어드바이저라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한국거래소 세션에 참석한 글로벌거래소 전·현직 임원들은 거래소의 기업공개(IPO)와 상장이 거스르기 힘든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호르헤이 알레그리아 전 멕시코 파생상품거래소 사장은 2008년 상장한 멕시코 증권거래소를 예로 들며 "멕시코 증권거래소는 미국 거래소에 유동성을 뺏기지 않기 위해, 중남미 기업들의 신규 상장을 유치하고 매출을 다각화하기 위해 기업공개와 상장을 추진했다"며 "거래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탈상호화와 상장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윌리엄 브로드스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최고경영자도 "당장 자금 조달보다는 유연한 조직 체계를 갖춰 혁신적인 전략을 추구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기업공개와 상장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이토 아쓰시 전 일본거래소그룹 대표는 "증권거래소는 개별 국가 자본시장의 중심 기관으로서 영리뿐 아니라 공익도 추구해야 한다"며 "상장기업에 준하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이사회 절대다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해 경
정창희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는 "과거 선진국 거래소의 IPO 경험을 참고해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며 "20대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내년 하반기까지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