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대 지수사업자 중 하나인 MSCI가 MSCI신흥지수에 중국 주식예탁증서(ADR) 편입을 두배로 늘리는 악재가 터졌지만 국내 증시는 차분했다. 예고된 악재에 외국인들은 오히려 편입 첫날 한국주식을 200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해 지난해와는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ADR 편입보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MSCI 연례 국가 분류가 코스피에 진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0.68포인트(0.03%) 내린 1982.72로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의 매도물량이 몰리면서 지수는 하락 마감했지만 외국인은 이날 하루 242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날은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1045억원에 그치면서 지수가 상승 마감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MSCI는 중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한 주식(ADR)을 작년 11월 30일과 올해 5월 31일 두차례에 걸쳐 각각 50%씩 신흥지수에 편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MSCI신흥지수에 같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중국이 지수 비중을 늘리면 한국 비중은 축소될수밖에 없다. MSCI신흥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도 당연히 이 비중에 따라 재조정된다.
지난해 11월 중국 ADR 1차 편입 당시에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하루만에 54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가 1.82% 급락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에도 약 9000억원에서 최대 1조1000억원까지 외국인 매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ADR 2차 편입이 이뤄진 지난달 31일에는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했다. 장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외국인 매물폭탄이 쏟아지기는 했지만 1000억원대 순매도에 그쳤다. 지난해 1차때에 비하면 5분의 1에 불과했던 것.
전문가들은 이미 ADR 편입 변수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장에 반영됐던 터라 영향이 적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선진증시 호재, 유가 고공행진 등으로 외국인 매도 강도는 덜 했다”며 “MSCI 신흥지수내 ADR 확대가 선반영된데다 증시 주변 상황이 지난해 11월과는 달리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오는 15일로 예정된 MSCI 연례 국가 분류는 완전히 새로운 이벤트다. 중국 본토 주식(A주)가 MSCI선진지수로 들어오게 될지 여부가 결론나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국증시가 MSCI선진지수로 갈 수
이경민 연구원은 “15일 중국의 MSCI신흥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되면 향후 증시의 방향성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향후 몇년간 글로벌 자금이 중국 비중을 늘릴지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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