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신용평가에 따르면 포스코 롯데쇼핑 이마트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이상 AA+) LG전자 GS칼텍스(이상 AA) 등 7개 기업의 글로벌 신용등급과 국내 신용등급 격차는 7계단에 달했다. 해당 기업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무디스·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 3사 중 가장 낮은 등급 기준으로 BBB 또는 BBB-등급을 받고 있다.
통상 국내 신용평가사는 최고 우량등급인 AAA를 기준으로 기업 신용등급을 책정하고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자체 평가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AA-)을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3~4계단 수준 차이가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정상 범위를 넘어서서 국내외 등급 간 격차가 확대되는 것은 전반적인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기업들의 신용도가 아직도 국내 신용등급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2계단 상승한 반면 글로벌 및 국내 신용등급을 모두 보유한 주요 14개 대기업 중 절반인 7곳의 국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이에 대해 서울신용평가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주요 기업들에 대해 정책적인 지원과 계열 요인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실적과 재무상황에 따른 신용등급 변경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현 서울신용평가 신용평가1실장은 "국내 시장이 투자적격 등급에 대한 기준이 상대적으로 덜 엄격한 편"이라며 "우리 경제가 선진화된 만큼 등급 적용 기준을 조정해 기업들의 위기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양 사태와 조선·해운 등 주요 산업의 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내의 신용등급 인플레이션 현상은 정상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며 "기업 신용평가 측면에서 조금 더 엄정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