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대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현대중공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선제적 대응을 하도록 지침을 내린 바 있다. 권 사장은 이날 함 행장의 방문을 받고 글로벌 조선업계 업황과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권 사장이 2014년 취임 이후 강도 높은 경영 합리화 작업에 몰두해 온 결과,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252억원을 기록하며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는 점도 전달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8일 임원 25% 감축을 발표하고 사실상 추가적인 구조조정 수순에 들어갔다. 이날 함 행장도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요구 압박을 강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CEO 회동 자리에는 채권은행과 채무기업 사이의 긴장감과 함께 노사 문제를 둘러싸고 묘한 동질감도 감지됐다는 후문이다. 하나은행도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해 노사 간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하나·외환
함 행장은 이날 권 사장과 만난 뒤 "채권자 입장에서 방문했지만 노조와 각을 세우면서도 회사를 이끌어가는 권 사장을 보니 배울 점이 있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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