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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장외시장에서 만기가 2년도 남지 않은 삼성중공업 회사채가 시장 금리(민평·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채권금리 평균)보다 1.26%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싼 가격)에 800억원가량 거래됐다. 평균 거래 금리는 4%였다. 이 정도면 일반적으로 BBB+ 신용등급 회사채 가격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삼성중공업 신용등급은 A+로 BBB+에 비해 3등급 이상 높아 이례적으로 싼값에 팔렸다는 지적이다.
삼성중공업 회사채 투매성 물량이 쏟아지자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더 나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 전망이 워낙 어두운 데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부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염려가 크다"며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부담을 느낀 기관투자가가 시세보다 싼값에 보유 물량을 대거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삼성중공업 1분기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이 500억원 내외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2013년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 EPC(설계·조달·시공) 등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추가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이 오일 메이저에서 수주한 조 단위 대규모 해외플랜트 사업이 줄줄이 연기되는 것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호주 우드사이드, 일본 인펙스 등은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상당 기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저조한 수주 실적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글로벌 오일메이저 쉘사로부터 수주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호주 브라우즈 LNG 프로젝트 관련 수주 금액은 47억달러로 프로젝트 무산 시 삼성중공업 수주잔액은 13%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회사채 신용등급은 1년 만에 2계단 하락해 AA에서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