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시장이 대혼란을 겪은 이후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평정을 되찾았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주식과 채권은 상승랠리를 펼쳤다. 사실 연초 시장은 과매도 국면이었고 반등할 시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등의 계기가 된 것은 중앙은행들의 시장친화적 정책과 이로 인한 경제지표 개선 등 거시적 요인이었다.
미국의 현재 초저금리 상황과 성숙단계에 이른 경제주기를 감안하면 이 같은 거시경제 개선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경기 개선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기업실적의 성장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야 한다. 한편 유럽 경제 회복을 견인하는 요인 중 하나는 낮은 유가였다. 따라서 유가가 다시 오른다면 경기 개선 속도는 더뎌질 수 있다.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져와 유럽 경제를 경기침체 위험에서 멀어지게 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유가의 회복세는 올해 시장 상승랠리의 주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관심처다. 10년, 아니 5년 전만 해도 중국은 순전히 사회간접자본 관련 지출 및 이와 관련한 원자재 소비를 바탕으로 전 세계 성장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이 산업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어 중국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보다 줄고 있다. 오늘날 중국 경제성장률 5%는 과거의 5%와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다. 현재 이런 성장률은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이 이끌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한 물건을 중국에서 만든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해 중국 내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분기의 원자재 가격 상승·미 달러화 약세·중국 경제의 개선세는 이머징마켓 통화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신흥국의 수출 주문이 늘어나고 제조업 활동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재고 투자가 선순환을 해 이런 개선세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들이 잉여재고를 소진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제조업과 무역거래 활동은 매우 침체돼 있었다. 이제 변화가 나타나면서 신흥국 경제가 전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전 세계 시장의 변동성이 누그러지면서 신흥국 시장이 안정화된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
[키이스 웨이드 슈로더 수석 이코노미스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