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삼성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위례신도시에서 쏟아지는 입주물량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삼성동 아파트 전세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삼성동 개발을 보고 투자했던 아파트 소유자들이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08년 2만채에 달하는 재건축 아파트가 입주했던 잠실처럼 위례신도시 같은 매머드 단지가 조성되면서 역전세난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위례신도시에는 올해 1분기에만 5800여 가구가 새로 입주했고 올해 말까지 8000여 가구가 추가로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위례~신사 경전철, 트램 노선, 학교, 상업시설 등 주요 기반시설 공급이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의 낮은 전세가격에 밀려 송파구 아파트는 이미 역전세난을 겪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위례에 인접한 송파구와 비교하면 잠실 트리지움 전용 59㎡는 전세가 7억원 선이지만 이보다 큰 위례 푸르지오는 전용 84㎡ 전세가 3억원 후반~4억원 초반에 불과하다. 잠실 트리지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보통 1분기에는 전·월세 계약을 20건 이상 했는데 올해는 10건 남짓밖에 못했다"고 말했다.
위례가 전세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강남구 일부에서도 역전세난 조짐이 보인다. 부동산114 에 따르면 강남구의 월별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해 12월 0.56%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 1월과 2월에는 각각 -0.01%, -0.04%로 전세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3월에는 -0.12%로 낙폭을 키웠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984년 입주한 삼성 진흥아파트는 전용 104㎡ 전세가 지난해 하반기에는 5억~5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같은 크기 전세가격이 4억~5억5000만원 선으로 낮아졌다.
역삼동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래미안역삼 전용 59㎡ 전세가 지난해 10~11월 6억7000만원에 5건이 거래됐지만 지난 2일 거래된 전세는 6억4000만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교육 1번지 대치동은 아직까지는 역전세난 전조는 보이지 않는다. 대치동 공인중개사는 "대치동은 교육 열기 때문에 전세 수요가 탄탄한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김기정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