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이 찾아왔지만 대구와 위례 신도시 등의 입주물량이 크게 늘며 올해 1분기 전셋값 상승폭이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은 10일 올해 1분기(1∼3월) 주택 전셋값이 0.35%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7%에 비해 오름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셋값 상승률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찾아온 2009년 1분기 변동률(-1.16%)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지난 연말만해도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와 매매 거래 감소로 전월세 수요가 증가해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예측이 빗나갔다. 신공항 건설 호재가 있는 제주도가 1.6%, 경기도와 서울이 각각 0.5%, 0.49% 정도 올랐지만 지방은 전셋값이 오히려 떨어진 곳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이 예상과 달리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입주물량 증가’를 꼽았다. 지방을 중심으로 입주 아파트 물량이 늘어난 것이 전세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구의 경우 달성군 등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입주가 증가하면서 전세는 물론 매매가격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월세로 돌아선 세입자들이 늘어난 것은 또 다른 변수다. 주택시장에 월세가 늘어나 주택 가격 인상분이 월세에 반영되면서 전세 통계에는 인상폭이 둔화된 것으로 잡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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